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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관이야기

기획홍보팀
[한국일보] 문화예술교육의 힘, 낯가림 심했던 아이 리듬타며 자기표현
작성일
2015-12-21 13:27

2015-12-20




[문화예술교육의 힘] 낯가림 심했던 아이 리듬타며 자기표현

엄마와 장애아동 함께 음악 배우는 모아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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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로장애인복지관에서 열린 모아학교의 올해 마지막 수업에서 엄마 품에 안긴 아름

 (가운데)가 음악반주에 맞춰 종을 울리며 즐거워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제공  


2005년 모든 국민이 문화예술 교육과 체험을 받을 수 있도록 한 문화예술교육지원법이 제정돼 사업이 추진된 지 10년이 흘렀다.


이 법을 근거로 출범한 특수법인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을 통해 2,641만명(누적)이 문화예술교육의 수혜를 받았다. 5개로 시작한 문화예술교육 사업분야는 10년 만에 30개에 이르며 예산은 88억 원에서 1,152억 원으로 증가했다. 문화예술 교육이 삶의 질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까. 두 차례에 걸쳐 국내 문화예술교육 현황과 성과를 되짚는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소연아 반가워. 어머니 반갑습니다.”


8일 오후 종로구 자하문로 종로 장애인복지관. 취학 전 발달장애 아동과 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음악활동인 모아음악의 마지막 수업을 앞두고 노병연(55) 선생님이 아이들의 이름을 하나씩 부른다. 지속적인 음악 자극을 통해 장애아들의 사회성 발달은 물론 모아(母兒) 간 관계 형성, 부모의 양육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주는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이다.

교실을 돌아다니고, 매트 위를 구르던 6명의 아이들은 제 이름이 불리자 약속한 듯 선생님에게로 달려가 꾸뻑 인사한다. 낯가림이 심한 아름(4ㆍ가명)양은 엄마 품을 파고든다. “아름이는 (인사 하고 싶은) 욕구는 있지만 표현하기 싫어해요. 자기가 하고 싶다 할 때까지 기다려주세요.” 노 선생님은 아름이 엄마에게 넌지시 육아팁을 알려준다.


한해 음악수업을 총정리하는 이날, 선생님은 10대와 20대 초반 청소년으로 꾸린 연주 봉사단원들을 섭외해 음악회를 열었다. 크리스마스 캐럴 ‘울면 안돼’ 로 시작한 음악회에서 아이들은 소북을 손에 들고 박자를 탔다. 캐럴과 엘가 ‘사랑의 인사’ 같은 클래식에 간단한 가사를 붙인 노래를 3, 4분 단위로 바꿔 부르며 타악기를 엄마와 함께 두드린다.


스트레칭, 스카프 던지기, 종 울리기, 밧줄 잡기가 끝나고 수업이 막바지로 접어들 무렵, 8번째 나온 악기인 나무막대를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나눠주자 조용히 앉아있던 아름이가 나무막대를 받아 멀리 앉은 재형(7ㆍ가명) 오빠에게 건넨다.


“오늘 1년 동안 너무 수고 많으셨고요. 결석 안 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봉사단원들의 ‘타임 투 세이 굿바이’ 가 울려 퍼지자 노 선생님이 울먹이며 작별 인사를 건넨다.


수업 후 만난 아름양의 할머니 이경성(63ㆍ가명)씨는 “아이가 음악수업을 들은 후 리듬감, 자기 표현력이 생겼다. 수업 두 달째부터 확연히 좋아지는 게 보여 엄마가 따라오지 못하면 제가, 저도 오지 못하면 아버지라도 반차를 내고 꼭 출석했다”고 말했다. 6년째 모아학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노병연 선생님은 “문화예술교육을 받는 나이가 어릴수록 자기표현력, 조절력 등이 빠르게 좋아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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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병연 선생님(뒤쪽 가운데 붉은 옷)과 모아학교 수업에 참가한 아이들이 크리스마스

                       캐럴에 맞춰 소북을 치며 노래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공


문화예술 교육이 비장애아는 물론, 장애아들의 성장 발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많은 연구결과가 뒷받침한다. 한국장애인복지관협회가 이용표 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에 의뢰해 조사한 ‘2014 복지기관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성과평가 질적연구’ 보고서 따르면 국공립 장애아 문화예술교육 사업에 참여한 장애아 학부모 247명 중 236명(97.1%)이 아동에게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자기표현이 강화되고(102명ㆍ31.8%) 사회성도 향상되며(99명ㆍ30.8%) 정서 안정(66명ㆍ20.6%), 신체기능 향상(44명ㆍ13.7%) 등 효과를 보인다. 이 보고서는 “문화예술교육이 장애인들에게 잠재적 능력의 소유자라는 것, 성취 가능한 존재로서의 자기인식을 가능케 했다”고 결론 내렸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2008년에 처음 시작한 장애인 복지시설 문화예술교육은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장애인들의 표현력과 자존감, 자립심을 향상시키고 있는 평가를 받아 왔다”며 “올해 전국 182개 시설에 333개의 프로그램을 지원, 내년에는 약 200개 시설, 400개 프로그램 지원을 계획하는 등 지속적으로 지원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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