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일
- 2014-02-21 17:48
UPS KOREA와 시각 중복장애 아동·청소년이 함께하는 문화놀이터
2월 양수리딸기체험농장
지난 2월 15일(토) UPS KOREA(자원봉사자)와 중복 시각장애 아동·청소년(이하 친구들)이 함께하는 문화놀이터 두번째 활동이 진행되었습니다. 자원봉사자와 참가자가 1:1로 짝꿍이 되어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양수리딸기체험농장에서 맛있게 익은 딸기도 따고, 딸기잼도 만들며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긴장되는 첫 만남, 반가운 두 번째 만남
2월에도 자원봉사자 선생님들은 함께 딸기체험을 하기 위해 토요일에도 일찍 일어나 오전 8시 30분까지 복지관에 모였습니다. 이번 달이 처음인 분들의 얼굴에서는 긴장감이 감돌았는데, 1월에 이어 이번 달도 참여하신 자원봉사자 선생님들의 얼굴에는 여유가 묻어났습니다.
딸기체험에 어울리는 빨간 점퍼와 초록 모자가 달린 옷을 입은 7살 꼬마 친구가 부끄러운 미소를 지으며 등장하자, 짝꿍 선생님들은 환한 웃음으로 맞이 해주셨습니다.
△ 동물농장에서 동물을 보고 만지는 모습
△ 짝꿍 선생님과 함께 딸기 체험(딸기 따기, 잼 만들기)을 하는 모습
동물농장과 딸기 체험
버스를 타고 도착한 양수리 딸기농장. 작은 주차장은 이미 많은 자동차로 꽉 차 있었습니다. 버스에서 내려서 제일 먼저 한 일은 단체 사진 찍기였습니다.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다함께 ‘치즈~’를 외치며 사진을 찍은 후, 사전교육장으로 입장했습니다.
교육이 시작되기 전, 뒤쪽에 동물 농장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몇 몇 친구들은 동물을 보러가자며 짝꿍 선생님들의 손을 이끌었습니다. 동물원처럼 크진 않았지만, 오리, 닭, 염소, 당나귀, 강아지가 있었습니다. 좁은 장소가 답답한지 뿔로 우리를 쾅쾅! 부딪히는 화난 염소의 행동과 소리에 친구들이 놀랐지만, 옆에서 손을 꼭 잡아주는 짝꿍 선생님이 있기에, 친구들이 무사히 구경을 하고, 당나귀와 강아지를 직접 만져보기까지 했습니다.
드디어 딸기 밭에 들어가 딸기를 따는 시간이 되자, 친구들은 짝꿍 선생님과 함께 의욕적으로 딸기를 따기 시작했답니다. 원래 밭에서 바로 딸기를 먹으면 안 되는데 상큼한 딸기 냄새에 취해 상자 대신 자기 입에 딸기를 넣는 친구도 있었고, 딸기 상자 뚜껑이 닫히지 않을 만큼 한 가득 딸기를 딴 친구도 있었답니다.
맛있는 카레 도시락을 점심으로 먹고, 딸기 잼을 만들었습니다. 대부분 딸기 잼을 처음 만들어서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만드는 방법은 생각보다 쉬웠습니다. 커다란 냄비에 담긴 딸기를 고사리 같은 작은 손으로 조물조물, 꾹꾹 눌러가며 딸기를 으깬 뒤, 설탕을 넣고 재료를 불에 졸이기 시작했습니다.
졸이는 동안 냄비에 눌러 붙지 않게 커다란 주걱으로 저어주어야 했는데, 처음에는 열정적으로 주걱을 쥐고 휘저었는데, 특히 나이가 어린 친구들은 힘이 부쳐서 주걱을 짝꿍 선생님에게 맡긴 채 딸기 잼이 완성되기를 기다렸습니다.
30~40여분 후, 달콤한 향기를 풍기며 완성된 잼을 유리병에 담고 남은 잼을 식빵에 발라 시식 해 보았습니다. 직접 정성을 들여 만든 잼이라 더욱 맛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최고’를 외쳤답니다. 딸기와 잼이 가득 담긴 상자와 유리병을 자랑스럽게 들고 뿌듯한 마음으로 체험을 마쳤습니다.
어린 친구들은 처음 해 본 딸기체험의 감동과 흥분이 쉽게 가라않지 않는 지 돌아오는 버스에서도 짝꿍 선생님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루 만에 정이 듬뿍 들어서 헤어지기가 아쉬웠지만,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친구들과 짝꿍 선생님은 작별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유난히 따뜻했던 날씨 속에서 안전하고 행복한 체험이 될 수 있도록 마음과 시간을 나누어 주신 많은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친구들과 짝꿍 선생님들 모두에게 빨갛게 익은 딸기만큼 예쁜 추억이 되었기를 희망합니다.
*글/사진 = 이혜나 사회복지사(종로장애인복지관 지역연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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