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연계팀
[지역연계팀] 2013년 겨울 청소년 봉사학습 '눈.마.춤'
- 작성일
- 2013-03-04 13:44
하루하루 끝나가는 봄방학이 아쉬웠던 지난주 2013년 2월 21일(목), 25명의 청소년들이 오전부터 종로장애인복지관 4층 푸르메홀에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작년 여름부터 시작한 청소년 봉사학습 ‘눈을 맞추고 마음을 맞추고 함께 춤 추실래요?’(이하 눈.마.춤)에 참여하기 위해서 말이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총 6시간동안 진행된 ‘눈.마.춤’은 크게 오전·오후 활동으로 나누어 진행되었습니다. 오전에는 처음 만난 친구들과 어색한 벽을 허물고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자기소개를 하고, 픽셔너리 게임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각 모둠별로 한 명의 자원봉사자 선생님들이 함께하며 휴대전화만 보고 있던 청소년들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답니다.
주어진 단어를 글자, 숫자, 몸짓을 사용하지 않고 오직 그림으로만 설명하는 픽셔너리 게임은 청소년들로 하여금 처음 보는 친구들 앞에서 답답함과 흥분, 심지어 억울함까지 표출하게 만들었답니다. 그 중 ‘청와대 경호원’은 두 개의 단어를 합친 것일 뿐인데, 대부분의 모둠이 정답을 말하는데 10분 이상 걸렸고, 한 개의 모둠은 끝내 정답을 외치지 못했습니다.
게임이 끝난 후 술래(그림으로 설명한 사람)들은 추상적인 단어를 구체적으로 그림으로 표현해야한다는 막연함과 어려움, 자신의 의도를 깨닫지 못하는 타인에 대한 답답함과 짜증이 났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를 통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가진 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과 대화하기가 얼마나 힘들지 조금은 짐작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언제나 기다려지는 점심시간! 청소년들에게 식권을 구입하려고 가져온 3,000원을 부모님 몰래 내 용돈으로 쓸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기쁜 소식이 전해졌답니다. 봉사학습에 참여하는 청소년들의 부모님 회사인 ㈜쿠드에서 신선설농탕을 후원 해 주셨기 때문인데요. 감사한 마음으로 맛있게 설렁탕 한 그릇을 뚝딱 먹고, 다시 교육만 받으면 무언가 허전하겠죠? 참여자중 각 모둠별로 한 명씩 자원하여 복지관에 오시는 장애인분들에게 반찬을 배식하고 식사를 도와드리는 활동을 했답니다.
점심을 먹고 식곤증이 올 무렵부터 ‘자원봉사활동을 왜 해야할까?’란 주제로 자원봉사활동 교육이 시작되었습니다. 부모님이, 학교 선생님이 하라고 하셔서, 내신 성적에 들어가기 때문에, 그 이유도 모르는 체 했던 봉사활동. 모둠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봉사활동의 이유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청소년들은 도움 받는 사람만 필요해서가 아니라 도움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서로가 필요하기 때문에 봉사를 해야 하는 걸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장애인인권교육이 진행되었는데요. ‘소주는 인권이다’, ‘청바지는 인권이다’, ‘화장실은 인권이다’ ‘자전거는 인권이다’라는 네 가지 주제로 인권 포스터를 만들며, 인권의 가치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인권과 관계가 없어 보이는 물건에서 인권의 가치를 찾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강사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친구들과 떠오르는 생각을 차근차근 짚어가다 보니 기발한 아이디어 가득한 인권포스터가 완성되었답니다. 어느새 협동심으로 똘똘 뭉쳐 자리에 서서 해도 되는 발표를 앞장서서 무대로 나가 발표를 하며 다른 모둠 친구들과 의견을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인권 포스터를 만든 후에는 비폭력 대화법에 대해 배웠습니다. 우리 평소에 쓰는 말이 얼마나 거칠었는지, 누군가의 인권 또는 인격을 침해하는 언어폭력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한 청소년은 ‘말은 생각의 집’인 만큼 앞으로는 부정적인 말을 쓰지 않도록 노력해야 겠다는 깜찍한 각오를 소감문에 써놓기도 했습니다.
서로 눈을 맞추고 이야기하고, 웃다보니 6시간이 훌쩍 지나고 잠깐사이 정이 들었던 친구들과 헤어져야할 아쉬운 시간이 왔습니다. 프로그램 뒷정리가 끝나고도 함께 했던 자원봉사자 선생님들, 친구들과 사진 찍느라 정신없는 모습을 보니 재미있고 알찬 프로그램인 것 같아 프로그램 기획자로써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집에서 뒹굴뒹굴 거리기 십상인 봄 방학에 봉사학습을 통해 자원봉사활동에 대해, 장애에 대해, 장애인 인권에 대해 몸으로 체험하며 알찬 하루였기를 기대 해 봅니다.
이혜나 / 지역연계팀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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