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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관이야기

인권생태계팀
"우리 모임 이름은 동행이에요" 성인여성발달장애인 자조모임 이야기
작성일
2023-11-23 10:19

“우리 모임 이름은 동행이에요” 성인여성발달장애인 자조모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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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카페에서 고양이들과 함께 모임을 갖기도 했습니다.   


“우리 모임 이름은 동행이에요. 회원 서로가 존중하는 모임이에요. 한 달에 한 번은 만나서 복지관에서 회의를 하고, 한 번은 활동을 해요.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어요.” 


성인여성발달장애인 자조모임 ‘동행’은 올해 3년 차였지만, 담당자인 저에게 첫 해인지라 자조모임을 이끄는 회장님께 소개를 부탁했습니다. 회장님의 소개를 듣고 저 역시도 회원분들을 존중하며 함께 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올해 2월 첫 모임을 시작으로 스무 번의 만남을 가졌습니다. 열 번은 복지관에서 만나 어떤 활동을 할지 의견을 나누고, 열 번은 우리가 함께 정한 활동을 했습니다. 회의를 하면 다양한 의견이 나옵니다. 찜질방, 노래방은 매번 순위에 오르는 활동 중 하나입니다. 여러 의견 중 그 달 가장 함께하고 싶은 활동을 투표해서 정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영화도 함께 보았고, 고양이 카페에서 수많은 고양이들과 모임을 갖기도 했습니다. 물론 찜질방, 노래방도 함께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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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 번은 복지관에서 만나 어떤 활동을 하면 좋을지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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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회원들은 노래방을 참 좋아합니다.  


활동을 정하면 어디에서 만날지, 비용은 얼마가 필요한지 이야기를 나눕니다. 모든 회원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임 안에 이끌어주는 사람이 있고 함께 하려고 하는 사람이 있으니 11월까지 ‘동행’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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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많이 내렸던 8월 모임, 롯데월드에서의 우리는 시간가는 줄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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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 다른 회원을 위해 새우 껍질을 까주었던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겨울에 만나 다시 겨울을 맞이하기까지 자조모임 안에도 변화가 있습니다. 오랫동안 함께했던 분이 모임을 나가기도 했고, 새로운 분이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바쁜 일정 때문이라면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우울하거나, 혼자 있고 싶은 마음 때문에 참여를 꺼려할 땐 마음이 무겁습니다. 11월이 마지막 모임이니 꼭 함께하자고 말씀드렸는데 여러 이유로 적은 인원이 참여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모임 안에서 자연스럽게 서로의 안부와 자조모임 운영에 대한 걱정을 나눴습니다. 혼자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모임을 아끼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니 그것도 감사한 일이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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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마시며 보드게임을 함께 했습니다.      


“3시에 퇴근하면 집에 가서 그냥 있었어요. 주말엔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지만 끝나면 바로 집에 왔어요. 자조모임 재밌어요. 그동안 많이 심심했어요.” 


올해 6월부터 참여하게 된 새로운 회원은 복지관 직업훈련반 퇴근 후 누군가와의 만남 없이 집에서 무료한 일상을 보냈습니다. 그래서 누구보다 자조모임을 기다리고, 기쁘게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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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엔 '반고흐 인 서울' 전시를 함께 관람했습니다. 편하게 앉아서 보는 관람은 처음이었습니다.     


자조모임 안에서 조력자로 함께하는 사회복지사의 역할을 고민했습니다. 한 해의 모임을 모두 끝낸 지금도 그 고민이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모임의 횟수가 쌓이면서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조력자의 역할은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질문하고, 감정을 공감하면서 즐거움은 배가 되고 어려움은 반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가 보통 어떤 모임 안에 소속되어 있을 때 한 사람이 모든 것을 주도하지 않습니다.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면서, 모임에 참여한 사람들이 ‘함께하니 즐겁다’는 마음을 나눌 수 있을 때 그 모임은 건강하게 지속되는 것 같습니다. ‘동행’ 자조모임이 그렇게 이어지길 바랍니다. 2023년 함께한 회원분들 감사합니다. 


- 글·사진: 김지영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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