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 장애인의 안전생태계 구축 프로젝트 ‘우리에게도 피난처가 있을까’
유형별 장애인 당사자와 지역주민으로 구성된 안전모니터링단원이 대피소 앞에서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재난 너머, 일상이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종로장애인복지관은 (사)한국시각장애인가족협회, (사)품애와 함께 종로구 장애인의 안전생태계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2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4.16재단 <모두가 안전한 마을 만들기> 지원 사업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안전한 마을, 안전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복지관이 가진 자원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뜻을 나누고, 힘을 더해줄 협력기관과 지역주민을 모았습니다. 유형별 장애인 당사자와 비장애인 종로구 주민으로 모두 12명의 안전모니터링단이 구성되었습니다. 안전모니터링단은 모니터링 활동에 앞서 재난영역 전문가를 통해 ‘재난’과 ‘안전’에 대한 교육을 받았고, 광나루안전체험관에서 실제와 유사한 재난체험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안전모니터링단원이 광나루 안전체험관에서 선박 대피 체험을 하고 있다.
프로젝트의 방향을 구체화해줄 5명의 전문가 자문위원을 위촉했습니다. 자문위원과 협력기관 회의를 통해 ‘종로구 대피소의 장애인 접근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하기로 결정하였고, 종로장애인복지관을 중심으로 12곳의 대피소를 점검했습니다.
※ 종로구에는 민방위 대피소 109곳, 지진옥외대피소 46곳, 지진실내구호소 22곳이 있습니다. 자료출처-종로구청 안전시설정보 현황(2024년 1월 기준)
자문위원과 협력기관이 모여 모니터링 활동의 방향성을 논의했다.
지진옥외대피장소로 지정된 곳 벽면에 대피소 표지판이 있으나 많은 계단이 있어 접근이 어려웠다.
다양한 유형의 장애인 당사자와 지역주민과 함께 대피소로 가는 길(접근로), 입구(출입문), 장애유형별 필요한 시설이 잘 설치되어있는지 등을 확인했습니다. 대피소는 실제로 찾아가기 어려운 위치에 있는 경우가 많았고, 공통적으로 대피소 안에서의 이동이 쉽지 않았습니다. 경사가 높고, 계단이 많아 휠체어를 이용하는 지체장애인 당사자가 이용할 수가 없었습니다. 점자블록, 점자안내판, 시각장애인 음성유도기 등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시각장애인 당사자의 경우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대피소를 찾는 것조차 어려웠습니다.
시각장애인 당사자 안전모니터링단원은 조력자의 지원을 받으며 대피소를 찾았다.
가장 무더웠던 작년 8월, 우리는 12번의 모니터링활동을 함께하면서 종로구 대피소의 접근성을 직접 확인했고 그 과정에서 서로 다른 장애유형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재난에 대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위급한 상황에서 나를 지원해 줄 ‘조력자’, 가까운 ‘이웃’과의 연결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점검한 12곳의 대피소 외에 수많은 종로구의 대피소가 장애인 당사자가 사용 가능한 곳인지 안전 실태를 점검해야합니다. 그리고 재난에 대비해 가까운 대피소의 정보를 미리 알고 있어야하고,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제공해야합니다. 지식적으로만 아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재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훈련 또한 중요합니다. 이 이야기는 영상을 통해 다시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영상바로가기
재난이 발생했을 때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생명을 지키는 것입니다. 대피소는 바로 이 생명을 지키기 위해 가장 안전한 곳이어야 합니다. 모두의 생명은 소중합니다. 모두가 안전한 마을을 꿈꿉니다. 종로구가 안전한 마을이 되기 위해 함께 땀 흘려준 안전모니터링단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글_인권생태계팀 김지영 사회복지사
사진_인권생태계팀 김지영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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