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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관이야기

인권생태계팀
서로배움교실을 시작했습니다.
작성일
2025-03-17 18:08

지난 1월, 타임클라우드 앱을 오픈했습니다. 

종로장애인복지관 직원들부터 한 명 두 명 가입을 시작했고, 장애인 당사자 그리고 지역주민까지 이제는 약 80명이 가입되어있습니다. 

가입자 수에 비해 시간은행(타임뱅크) 활동이 활발하지는 않지만 조금씩 서로의 시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 있었던 시간은행 활동이 인상 깊어 나눠보려 합니다. 별 것 아니다 생각할 수 있겠지만 담당자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그동안 ‘서비스’로 장애인 당사자를 만나왔다면 시간은행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비스 제공자로서 시작과 종료가 있는 관계가 아닌 내가 만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잘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부터 필요한 도움은 무엇인지, 그 도움은 누구와 함께 했을 때 채워지는 것인지를 계속 생각해야 합니다. 아직은 어수선한 생각들이 더 많지만 작게나마 연결되는 모습을 보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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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코(타임클라우드 닉네임)님은 활동보조인입니다. 시각장애 당사자인 엑티브(타임클라우드 닉네임)님을 온유한 태도로 지원하는 모습이 인상 깊어 먼저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엔리코님이 성악을 전공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엔리코님께 시간이음 서로이웃 사업을 소개해드렸고 그 능력을 이웃을 위해 사용해줄 수 있는지 여쭤보았습니다. 활동보조 지원 시간 외라면 흔쾌히 그렇게 하겠다고 말씀해주셨고, 처음으로 서로배움교실을 열었습니다. 노래를 잘 할 수 있도록 발성과 호흡법을 가르쳐주는 모임이었는데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많은 분들이 참여를 희망했습니다. 참여자 분들과 타임클라우드 가입 상담을 하면서 배우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으로 다른 누군가를 도와주었으면 좋겠다 말씀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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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배움교실 첫 날 모두 열 명이 모였습니다. 장애 유형도 다양하고, 연령도 다양하지만 노래를 좋아하고, 잘 부르고 싶은 마음은 같았습니다. 담당자도 예외 없이 한 사람씩 돌아가며 발성연습을 했습니다. 엔리코님의 열정 가득한 교육 덕분에 부끄러움을 느낄 틈이 없었습니다. 서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잘하고 있다 박수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1시간 20분의 시간이 어떻게 흘렀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참여자 분들의 만족도가 정말 높았습니다. 누군가의 돕는 시간이 많은 사람들의 하루를 의미 있게 만들었습니다. 

이제 매주 금요일마다 모여 노래를 부를 계획입니다. 지금은 각자의 소리가 다르게만 들리지만 언젠가는 조화롭게 이어질 거라 기대해봅니다. 우리의 시간을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시간은행(타임뱅크)에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글과 사진 : 인권생태계팀 김지영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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